시편 8편

하나님은 어린아이와 같은 작은 자의 입을 통해 자신의 영광을 나타내시고, 낮아지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간에게 주시려던 영화와 존귀를 완성하신다. 시편 8편은 광대한 우주 앞에서 한없이 작은 인간을 생각하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노래하며, 신약은 이 말씀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어떻게 완전하게 이루어지는지를 보여 준다.

어린아이들의 찬양

예수님께서 어린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사람들은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라고 외쳤다. 이는 “다윗에게 약속하신 왕이여, 우리를 구원하소서!”라는 뜻을 담고 있다.

예수님께서 성전에 들어가신 후에도 아이들은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라고 외쳤다. 이 소리를 들은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분을 내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린 아기와 젖먹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찬미를 온전케 하셨나이다 함을 너희가 읽어 본 일이 없느냐”(마 21:16)

예수님은 시편 8편 2절을 직접 인용하셨다. 이는 낮고 작은 자들의 입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자신의 권능과 영광을 나타내시는 일이 예수님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세례 요한도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속으로 아브라함이 우리 조상이라고 생각지 말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마 3:9)

하나님은 돌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을 일으키실 수 있는 분이다. 그러한 하나님께서 어린아이들의 입술을 통하여 다윗의 자손으로 오신 예수님을 찬양하게 하신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을 통하여 하나님의 권능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온 땅에 가득한 주의 이름

다윗은 시편을 이렇게 시작한다.

다윗은 온 땅과 하늘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을 바라보며 찬양한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만물에는 창조주의 능력과 신성이 나타나 있다.

성경도 이렇게 말씀한다.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롬 1:20)

그러나 하나님의 영광은 창조 세계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신의 사랑과 구원을 더욱 분명하게 나타내셨다. 그러므로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라는 다윗의 찬양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온 세상에 나타난 하나님의 영광과 구원을 생각하게 한다.

사람이 무엇이관대

다윗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놀라운 질문을 한다.

광대한 하늘과 달과 별들 앞에서 인간은 한없이 작은 존재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지으신 하나님께서 그 작은 인간을 생각하시고 돌보신다.

하나님은 하늘과 땅과 바다와 모든 생물을 먼저 지으신 후에 인간을 만드셨다. 마치 산모가 아이를 낳기 전에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미리 준비하듯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살아갈 모든 것을 먼저 준비하셨다.

그러므로 다윗은 놀라워한다.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저를 생각하시며.”

그러나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돌보심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인간이 범죄하여 하나님을 떠났음에도 하나님은 인간을 버리지 않으시고 오히려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어 죄인을 구원하셨다.

하늘과 달과 별을 지으신 하나님께서 티끌과 같은 인간을 생각하셨을 뿐 아니라, 범죄한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아들을 보내셨다. 이 아들을 통해 하나님의 인간 사랑이 가장 분명하게 나타났다.

만물을 발 아래 두신 분

다윗은 이어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영화와 존귀를 노래한다.

이 말씀은 일차적으로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에게 주신 지위와 사명을 가리킨다. 하나님은 자기 형상대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복을 주시며 말씀하셨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창 1:28)

하나님은 인간에게 영화와 존귀를 주시고 자신이 지으신 세계를 다스리게 하셨다. 그러나 인간은 범죄하였다.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사망이 들어왔다. 그로 인해 인간은 하나님께서 주신 영화와 존귀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되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져 사람들과 같이 되셨다. 그리고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하나님께 죽기까지 복종하셨다. 그로 인해 하나님은 예수님을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시고 영광과 존귀로 관을 씌우셨다.

히브리서는 시편 8편의 말씀을 예수님께 적용하여 이렇게 말씀한다.

“오직 우리가 천사들보다 잠간 동안 못하게 하심을 입은 자 곧 죽음의 고난 받으심을 인하여 영광과 존귀로 관 쓰신 예수를 보니”(히 2:9)

그리고 에베소서 1장 22절은 이렇게 말씀한다.

“또 만물을 그 발 아래 복종하게 하시고 그를 만물 위에 교회의 머리로 주셨느니라”(엡 1:22)

그리스도와 함께 받는 영광

그러나 그 영광은 예수님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예수님은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고 그들을 자신의 영광에 참여하게 하신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자녀이면 또한 후사 곧 하나님의 후사요 그리스도와 함께 한 후사니 우리가 그와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될 것이니라”(롬 8:17)

예수님께 속한 자들은 그분과 함께 후사가 되어 그분이 이루신 영광에 은혜로 참여하게 된다.

다시, 찬양으로

그래서 시편 8편은 처음 시작했던 바로 그 찬양으로 끝난다.

광대한 우주 앞에서 한없이 작은 인간을 생각하시는 하나님, 범죄한 인간을 버리지 않으시고 독생자를 보내신 하나님, 죽음의 고난을 받으신 예수님께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시고 만물을 그 발 아래 두신 하나님,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까지 그 영광에 참여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할 때 우리도 다윗과 함께 찬양하지 않을 수 없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어린아이들의 입술을 통하여 울려 퍼졌던 찬양은 이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구원받은 우리의 입술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