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제자의 의도

어느 조직에서 비밀 요원을 선발하기 위해 지원자들에게 몇 개의 숫자가 적힌 종이를 나누어 주고, 10분 안에 그 숫자들의 규칙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러나 많은 지원자는 아무리 살펴봐도 어떤 규칙도 찾지 못했고, 결국은 도중에 문제를 포기했다. 그런데 그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은 의외로 문제를 풀었기 때문이 아니라, 끝까지 문제를 붙들고 씨름한 사람들이었다. 사실 그 문제에는 애초에 정답이 없었다. 출제자가 보고 싶었던 것은 문제 해결 능력이 아니라,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인내하는 태도였다.

많은 사람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시는지 잘못 생각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양심을 따라 선하게 살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것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하나님은 자기의 형상을 따라 인간을 만드셨기 때문에 우리가 선을 행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신다. 하지만 하나님은 인간이 마귀에게 속아 언제나 악을 행하는 것을 알고 계신다.

그래서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비록 우리가 악을 행할지라도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에게 보이신 당신의 사랑을 믿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은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지 못하나니”(히 11:6)라고 말씀한다.

이 사실은 중풍병자를 예수님께 데리고 온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도 잘 드러난다. 사람들이 한 중풍병자를 들것에 메고 예수님께 나아왔을 때, 많은 무리로 인해 예수님께 가까이 갈 수가 없자 그들은 예수님이 계신 집의 지붕을 뜯어 구멍을 낸 뒤 중풍병자가 누운 들것을 달아 내렸다. 그때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병자에게 말씀하셨다.

“작은 자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막 2:5).

성경에는 중풍병자와 그를 데리고 온 사람들이 어떠한 사람들이었는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예수님은 오직 그들의 믿음을 보셨을 뿐이다.

비와 가로등

가로등이 켜진 캄캄한 밤에 비가 내리면, 비는 마치 가로등 아래로만 내리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가로등 주변의 온 땅에 고루 내리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자녀에게만 관심을 가지시고 은혜를 베푸시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 주신다”(마 5:45)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신다. 다만 많은 사람이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선하심을 드러내거나 과시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마치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처럼, 하나님은 조용하고 겸손하게 은혜를 베푸신다.

하나님의 은혜를 알아보고 감각하는 사람은 복되다. 그런 사람은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알기에 감사하며,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사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시 84:10)라고 고백하게 된다.

신호등 앞에서

자동차가 빨간 신호등 앞에 멈춰 섰을 때, 은연 중에 기대했던 시간 안에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면 우리는 별다른 생각 없이 그 신호를 따라 지나간다. 그러나 예상보다 오랫동안 빨간불이 계속되면 “신호등이 고장 난 것은 아닐까?”, “다른 길로 가야 하나?”,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야 하나?”와 같은 여러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사람은 어떤 일이 자신이 예상한 시간보다 길어지면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다. 성경 속 이스라엘 백성들도 마찬가지였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사십 주야를 보내고 있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안해했고, 그 불안은 결국 죄로 이어졌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한다.

“백성이 모세가 산에서 내려옴이 더딤을 보고 모여 백성이 아론에게 이르러 말하되 일어나라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되었는지 알지 못함이니라”(출 32:1)

우리 역시 문제를 놓고 하나님께 기도할 때, 응답이 생각보다 빨리 오지 않으면 여러 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불안해한다. 그리고 그 불안이 커지면 하나님을 신뢰하며 기다리기보다 자신의 방법으로라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과거 모세는 뒤쫓아 오는 바로의 군대를 보고 두려워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출 14:13)

그러나 믿음이 없으면 가만히 서서 하나님의 역사를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른다.

하지만 신호등이 고장 나지 않았다면 시간이 지나 반드시 빨간불이 초록불로 바뀌는 것처럼, 시내산에 올라갔던 모세가 마침내 이스라엘 백성에게 돌아왔던 것처럼, 하나님도 당신의 때에 반드시 우리를 위해 역사하신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어떤 사람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더딘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