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4편

다윗은 사람들에게 모욕과 비방을 받고 있었다. 그들은 그의 영광을 수치로 바꾸었고, 헛된 것(허사)을 좋아하며 거짓(궤휼)을 추구했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의 의로움을 사람들 앞에서 증명하려 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나아갔다.

“내 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를 때에 응답하소서.”

다윗은 자신의 옳고 그름에 대한 최종 판단을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맡겼다. 그리고 과거에 하나님께서 자신을 어떻게 도우셨는지를 기억했다. “곤란 중에 나를 너그럽게 하셨사오니”라는 고백에는 좁고 막힌 곳에서 하나님께서 넓은 공간을 열어 주셨다는 뜻이 담겨 있다. 다윗은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길을 열어 주셨던 하나님을 기억하며 다시 그분의 긍휼을 구했다.

다윗의 대적자들: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모습

다윗을 대적하던 사람들의 모습은 하나님을 떠난 인간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사람은 참된 영광을 버리고 헛된 것을 사랑하며 거짓을 따라간다. 성경은 이러한 인간의 모습을 여러 곳에서 보여 준다.

모세가 시내산에서 내려오지 않자 이스라엘 백성은 금송아지를 만들어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 신”이라 불렀다. 살아 계신 하나님의 영광을 눈에 보이는 우상으로 바꾼 것이다.

또한 사람은 생수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버리고 물을 담을 수 없는 터진 웅덩이를 판다. 오늘날 돈과 명예, 권력과 향락을 좇는 모습이 그러하다.

뿐만 아니라 아담과 하와가 “정녕 죽으리라”는 하나님의 말씀보다 “결코 죽지 아니하리라”는 뱀의 거짓을 따랐던 것처럼 사람들은 진리보다 거짓을 더 사랑한다.

로마서 1장은 이러한 인간의 모습을 이렇게 요약한다.

“썩어지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금수와 버러지 형상의 우상으로 바꾸었느니라”(롬 1:23)

그 결과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을 마음에 두기 싫어하는 인간을 그들이 원하는 길로 내어 버려 두셨다(롬 1:28).

경건한 자를 택하신 하나님

그러나 다윗을 대적하던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있었다.

여기서 “경건한 자”는 일차적으로 다윗을 가리킨다. 사람들이 그의 영광을 수치로 바꾸며 그를 대적했지만,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위하여 자신을 구별하셨음을 알았다. 그래서 사람들의 평가와 상관없이 “내가 부를 때에 여호와께서 들으시리로다”라고 담대히 고백할 수 있었다.

다윗에서 그리스도로

그러나 다윗은 완전한 경건한 자가 아니었다. 그 역시 죄인이었다. 그런데 성경에는 또 다른 ‘하시드’가 등장한다.

“이는 내 영혼을 음부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지 않게 하실 것임이니이다”(시 16:10)

시편 4편의 “경건한 자”와 시편 16편의 “거룩한 자”에는 같은 히브리어 단어 ‘하시드’(חָסִיד)가 사용된다. 시편 16편에서는 여기에 “주의”라는 소유격이 붙어 “주의 거룩한 자”라고 표현된다. 그리고 베드로와 바울은 시편 16편의 이 말씀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적용했다(행 2:25–32; 13:35–37).

따라서 시편 4편의 “경건한 자”가 곧바로 예수님을 가리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예수님의 예표로 볼 수 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를 들으실 것을 믿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자신의 기도를 항상 들으신다는 것을 아셨다. 나사로의 무덤을 막고 있던 돌을 옮겨 놓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돌을 옮겨 놓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버지여 내 말을 들으신 것을 감사하나이다 항상 내 말을 들으시는 줄을 내가 알았나이다”(요 11:41–42)

떨며 범죄치 말지어다

자신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다윗은 자신을 대적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한다.

“너희는 떨며 범죄치 말지어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람을 함부로 대적하지 말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며 죄에서 돌이키라는 뜻이다. 격한 감정대로 행동하지 말고 밤에 침상에 누워 자기 마음을 살피며 하나님 앞에서 잠잠하라는 것이다.

이 경고는 그리스도 앞에서 더욱 엄중하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다윗을 대적하는 것이 죄였다면, 하나님께서 세상에 보내신 참된 왕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하는 것은 얼마나 더 심각한 일이겠는가.

그러므로 사람은 헛된 것을 사랑하고 거짓을 좇던 길에서 돌이켜 하나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께 나아가야 한다.